일단 시작하기 전에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는 굉장히 주관적인 의견이기 때문에 동의하지 않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살포시 뒤로가기를 누르시거나 더 좋은 의견이 있다면 덧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저는 비전공자 개발자 출신이고 거의 5년 이상 개발자로 일 했고 현재 금융권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1) 서론
최근에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너도나도 개발자를 해볼까 하는 생각들이 많이 퍼져있다. 왜냐하면 개발자는 딱히 큰 능력을 요구하는 것 같지도 않고 어차피 지금 있는 곳에서 개고생 해봐야 버는 돈은 적으니 기왕 할거면 조금 노력해서 개발자가 되는 것이 낫지 않은가? 개발자로 일하면 연봉도 꽤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하며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트렌드에 힘입어 각종 학원, 부트캠프, 국비 지원 등이 많이 나왔고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러한 붐은 더 좋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사람들의 바람이므로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
하지만 이러한 트렌드에는 큰 허점이 있다. 바로 이 분야가 꽤 적성과 재능을 타는 곳이라는 점과 이 산업에 대해 다소 어색한 한국 문화라는 점이 있다. 대부분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진입했다가 시간만 낭비하고 도망가는 것이 현실이며 소수의 인원들만이 이런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조지고 있다. 오늘은 누군가가 인생을 조지기 전에 참고할만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2) 철저한 실력주의 산업
연공서열, 학력과 거리가 멀다지만 그걸 씹어먹을 자신을 증명할 실력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취업은 고용 유연성이 낮아 취업만 하면 만사형통같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취업만 하면 내가 일을 잘하든 말든 어떻게든 벌어 먹고는 사는데 개발자들은 조금 다르다.
이 산업은 정해진 예산으로 어떻게해서든지 끝내야 되는데 예산 = 개발자들의 몸값이기 때문에 개발자의 실력이 부족하면 정해진 예산안에 끝낼 수 없다는 얘기와도 같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오직 실력만이 중요하며 실력이 없으면 도태되거나 자신의 직장에서 떠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또한 허투루 경력을 쌓으면 안 되는 것이 뻥경력 및 물경력을 쌓아버려 후에 몸 값을 올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실력이 없으면 뻥경력, 물경력을 쌓기 쉽고 점점 도태되기 쉽다는 점이 기존의 취업과는 다르다고 보면 되겠다.
사실상 프리랜서 마인드로 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3) 적성과 재능의 영역
이 산업은 적성과 재능의 영역이 적절히 조화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적성이 맞지 않으면 1년 이상 일 할 수 없다. 대부분 문돌이들은 적당히 괜찮은 기업군 추려서 붙으면 가는 식의 취업을 많이 하며 맞지 않는 일이라도 내가 참고 어떻게든 하면 되지~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이 분야는 진짜로 적성이 맞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곳이다.
재능을 찾기 전에 적성 매칭에서 박살 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부트캠프, 학원, 국비 내용이 너무 재미있고 즐겁게 다녀야 현업에서 오 할 만한데? 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4) 언어만 배우면 끝?
언어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걸음마를 하기 시작했다라고 보면 되겠다. 일 하면서 필요한 지식들도 있겠지만 계속해서 업데이트 되는 지식들도 끊임 없이 공부해나가야 된다. 상위권 기업 있는 사람들 보면 주말이나 평일에 계속 공부하는 거 볼 수 있을 거다. 그리고 컴공을 나오지 않았더라도 결국 네카라쿠배 같은 곳 가려면 컴공에서 배우는 거 다 공부해놔야 된다. 근본이 없는데 뭘 만들겠나. 근본이 없으면 근본을 만들어야지. 이거 안 되서 나가는 사람들도 꽤 있다. 적성도 좀 잘 안 맞는데 이런 것도 계속 해야되면 좀 힘들다.
또한 회사중에는 실력만으로 뚫을 수 있는 곳이 있고 학력이 필요한 곳도 있다. 아니 실력만 있으면 된다며? 하며 하소연을 해보지만 학력이 없으면 애초에 지원을 못하는 곳도 있어서 학력 요구사항 맞추려고 이런거 따는 사람들도 있다.
5) 적어도 3년 이상의 경력
말 그대로 적어도 3년 이상의 경력이 필요하다. 업계 특성상 신입을 뽑기가 엄청 애매한데 그 이유는 신입은 이 업계가 처음이라서 진짜 업무 얘기를 할 수가 없다. 개발만 할 줄 알면 되는 것이 아니다. 그건 기본으로 깔고 전체적으로 돌아가는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만들고자 하는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신입 보다는 경력을 찾는 경우가 많다. 경력자들은 대충 가르쳐놓으면 알아서 하니 신입 뽑는 것보다 즉시 전력감으로 경력을 뽑는 것이 훨씬 좋다.
몸값을 올리고 싶으면 적어도 3년 이상의 경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숙지하자. 그 전까지 진짜 개 ㅈ같은 돈 받고 일 할 수도 있다.
6) 짧은 수명
개발자 최종진화 테크트리 치킨집 짤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물론 요즘은 오래까지 일 할 수 있고 근무환경, 급여 면에서 많은 발전이 있어 전과 같지 않지만 이 업계에서 다들 오래 일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언젠가 그만둘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업무를 계속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없다. 뭐 현업에서 뛰는 개발직에서 다른 업무로 전환하여 일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겠지만 조금 불투명한 것은 사실이다.
7) 개인적인 의견
신입으로 네카라쿠배에 가는 건 개인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엄청 좋은 부트캠프도 있긴 한데 그런 곳은 애초에 잘하는 사람들이 간다) 왜냐하면 애초에 네카라쿠배에 가는 사람들은 엄청난 경력이 있거나 오랜 기간 동안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쌓은 사람들이 가는 곳이다. 단시간에 공부해서 간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혹시 나도 재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자신의 일을 포기하면서까지 도전하기엔 무모하다고 생각이 든다. 자신의 직무에서도 충분히 활약할 수 있다면 그쪽에서 커리어를 더 살려서 프로중의 프로가 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현실을 겪어 보지 않고 코딩학원, 국비 같은거 갔다가 아무것도 못남고 되돌아 오는 것이 태반이기 때문에 진짜 갈 것이라면 큰 목표를 네카라쿠배를 세우고 조금 낮은 곳에서 최대한 커리어를 쌓으며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처음에 들어가는 편이 기회가 더 크게 열려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지만 그럴거면 애초에 처음부터 대학교 좋은 곳 가서 좋은 직장 잡았으면 개발자로 바꿀 일이 없었겠지.. 그때도 안 됐는데 지금이라고 될 까?
그래도 기회는 충분히 열려 있기 때문에 그 기회를 잡는 것은 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엄청난 어려운 길이겠지만 자기 자신을 객관화 해서 어떻게든 버티다 보면 어디든 갈 수 있는 곳이 이 업계라고 생각한다. 너무 부정적으로 써놨지만 개인 노력에 따라 어디든 갈 수 있는 곳이므로 앞서 이야기 한 것은 참고만 하고 직접 개척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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